서울시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도심재창조 프로젝트’로 인해 재정비촉진사업이나 시에서 벌어지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진행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촉진지구 중심을 가로지르는 녹지축으로 인해 녹지축구간의 주민들과 주변 촉진예정구역 주민들 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지난 7일 서울 호텔PJ(구 풍전호텔)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운(재정비 촉진)구역 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관련 기사 3면>
녹지축 세운지구 관통…동의율 산정문제 ‘제기’
전연규 대표…“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추진”강조
이는 지난해 서울시가 도심의 획기적인 재탄생을 위해 ‘도심재창조 프로젝트 마스터플랜’을 통해 디자인, 패션 등 신 성장 동력산업 집중육성 및 도심명소창출, 녹지축 복원, 역사·문화 자원의 지속적인 복원을 구현할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한 것이다.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을 ‘세계 10위권 도시’ 진입을 위해 도심부를 청계천변 동서축과 연계해 남북방향, 4대축으로 나누어 통합·개발할 예정”이라며 “4대축에는 특성별로 테마를 부여해 도심 특유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600년 고도(古都)로서의 품격을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이날 참석자들은 “서울시의 도심재창조 프로젝트에 대해 ‘법적 근거도 없는 시의 무분별한 계획으로 인해 여타 재정비촉진사업(이하 촉진사업)을 비롯해 여타 정비 사업들까지 그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시가 당시 제시한 4대축들은 지나가는 길목마다 재정비촉진지구를 비롯한 정비사업구역들이 자리하고 있어 주민들 간의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창경궁~남산을 잇는 녹지축(제3축)의 경우 세운지구를 그대로 관통해 폭90m, 연장 1㎞에 이르는 녹지를 2015년까지 연차적으로 조성하는 사업과 도심 내 녹지대를 복원해 창경궁과 남산으로 연결한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반면 세운지구는 도시재정비촉진사업의 추진과 함께 도심재창조 사업의 일환으로 녹지축이 관통하게 돼 말썽이 되고 있다.
한국도시개발연구포럼 전연규 대표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심재창조 사업이 과연 법률의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 사업은 조례에 의한 법적형태도,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의 시행”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는 세운지구의 재정비촉진계획안(이하 촉진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녹지축을 1구역만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2~9구역은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이는 통일성이 없는 서울시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수립된 세운지구 촉진계획안을 보면 1~9구역까지 통일적으로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정비특별법의 기본목적인 기반시설의 확충과 배치되고 있다”며 “재정비특별법상 촉진계획이 결정·고시되면 그 이후 구청장이나 총괄사업관리자가 기반시설의 확충을 위한 도시계획시설사업을 하게 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세운지구의 경우 1구역만 도시계획시설로 하고 나머지는 도시환경정비 사업으로 진행해 기본적인 총괄사업관리자의 역할이 자칫 유명무실해 질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 했다.
특히 “녹지축 대상의 토지등소유자는 인접 촉진구역의 토지 등 소유자로 의제돼 기존의 조합설립이나 사업시행을 위한 동의자 수가 늘어나 동의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촉진계획의 결정·고시 일부터 2년 이내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하거나 3년 이내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재정비특별법 제18조)에 해당돼 시·군·구청장이 이를 직접시행하거나 총괄사업관리자를 사업시행자로 우선해 지정하려는 의도로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대표는 이어 “세운지구 전체를 국토계획법에 의한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도시계획시설사업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녹지축의 토지등소유자에 대한 원활한 주택공급과 기존의 토지등소유자 동의율 산정에서 제외될 수 있어 사업진행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한국도시개발연구포럼의 전연규 대표를 비롯해 서울시 중구청 도시관리국 강맹훈 국장, R2코리아 이현 박사 등 7명의 각계전문가 들이 참석해 세운지구의 개발방향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