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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에이즈, 남아공서만 연 35만명 사망

文喆洙 2010. 8. 18. 17:44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에이즈, 남아공서만 연 35만명 사망

 드두어런스 | 이청솔 기자
 
ㆍ사하라 이남 2450만 감염

지난달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부 웨스턴케이프주 드두어런스의 한 에이즈 아동 유치원을 찾았다. 해맑은 표정으로 아침식사를 하던 아이들 40여명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몸속에 가지고 태어났다고 했다. 교육과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이 유치원은 노르웨이 비정부기구(NGO)가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드두어런스의 한 에이즈 아동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지난달 22일 교사의 도움을 받아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드두어런스 | 이청솔 기자

 

에이즈는 남아공인들의 삶을 위협하는 질병이다. 2007년 현재 남아공 인구 4900여만명 가운데 570만명이 HIV에 감염돼 있다. 연간 에이즈 사망자는 35만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노동가능 연령층의 4분의 1이 에이즈로 목숨을 잃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받는 사람은 전체의 28%에 불과하다.

에이즈로 신음하는 건 남아공뿐만이 아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들이 에이즈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겪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HIV 감염자가 무려 2450만명이다. 선진국의 경우 감염자들이 건강관리를 받아 에이즈 사망률이 크게 낮아졌지만, 아프리카는 ‘언제 죽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남아공은 에이즈 확산 방지에 실패한 대표적인 나라다. 90년대 초 에이즈가 한참 퍼질 당시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콘돔 사용 캠페인에 대해서 일부 흑인들은 “흑인 인구를 줄이기 위한 백인들의 음모”라고 의심했다. 2000년대 타보 음베키 정권은 “에이즈는 흑인, 라틴계 등을 없애기 위한 음모의 일환으로 꾸며낸 것”이라는 주장으로 국제사회를 놀라게 했다. 국민들은 에이즈에 무지했고 사망자는 계속 늘어갔다. 이제 정부가 ‘에이즈 5개년 계획’을 세워 에이즈와의 싸움을 시작했지만 NGO들은 아직도 사람들이 에이즈를 너무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

우간다와 세네갈은 아프리카가 에이즈를 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80년대 자국민 상당수가 HIV에 감염되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위험한 성행위를 경고하는 홍보 포스터를 도로에 내걸었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성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92년에서 2002년 사이 임신부의 HIV 감염률은 30%에서 5%로 떨어졌다. 세네갈은 아예 처음부터 에이즈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한 경우다. 콘돔 사용과 검사 실시를 권장해 HIV 감염률이 10년 이상 2%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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