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아침일기

부남코지 민초들에게

文喆洙 2013. 11. 18. 10:17

 

부남코지 민초들에게

 

 

하나 하나 네 이름

불러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 땅 부스러기 한톨이라도

놓지않고 이 흙 꼭 붙들고 있는

너희들이 이 땅의 주인이다

자작나무 기품있고 소나무 푸르지만

배롱나무 동백 붉고 아름답지만

자신을 즐길 뿐

하나하나 네 이름

기억하지 못해 미안하다

 

고만고만해서 다 같은 하나

잡초인 줄 알았다

붉은단풍 지천이고 삼나무 숲을 이뤄

등나무 칡넝쿨 대지를 덮었어도

자신의 삶 위해 뿌리만 박았을 뿐

 

오늘에서야

절벽을 붙잡고 안간힘으로

버텨내는 너를 보는 새벽 해가 왜

충혈되는지 알겠다

 

2013. 11. 18. 일전 부남코지를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