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喆洙 2015. 1. 6. 21:28

딱지




달포 전, 사마귀도 점도 아닌 굳은 살이 돋는가
오른쪽 허벅지 바깥 가려워 긁다 보니
손톱은 날카로워 지고 잠은 달아난다 그 자리
딱지만 앉으면 습관적으로 긁어 피를 냈다

외출 채비로 샤워를 하는데 허전하다
그 자리 딱지 떨어지고 상처 매끈하다
가렵다고 습관적으로 긁어 부스럼 만들었던 거다
억지로 후벼 팔 일 아니었던 거다

돌이켜 보면 과연 나는 내 몸만 긁은 것 아니다
날카로운 혀로 누군가의 가슴 찢지는 않았는지
매의 눈으로 누군가의 뇌리 나쁜 기억 남기지 않았는지
아직 아물지 못한 딱지 그대로 있지는 않은지


2015. 1. 6. 15:04

내 마음도 누군가 긁을 것인데....



아내를 데리고 서울 제일병원을 다녀왔다

병원 주차장 확장공사 한다고 안내를 계속 해도 차는 그 좁은 주차장 속으로 들어가길 한사코 원한다

엠배서더호텔 넓은 주차장에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면 기다릴 일도 없는데.... 저것도 일종의 강박이고 상처일 것이다


오한진 박사 왈 "그래도 약을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것도 못 해 고통 받고 죽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에겐 마음의 상처는 사치로 밖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다

마음의 딱지란 딴나라 이야기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몇 번을 돌이켜 생각해도 잘한 일들로도 그 누군가는 상처가 되었겠다는 생각에 남하하는 북서풍이 잔소리 하듯 귀에 쟁쟁하다

그래설까 바람이 더욱 차게 느껴지는 오후다


그러나 김치를 담가보면 안다

잘리고 부서진 상처 많은 것들 잘 버무리면 얼마나 단맛이 나는지....어제 담근 깍두기 맛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