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시론, 기타
에로스의 사생활
文喆洙
2015. 1. 9. 08:46
에로스의 사생활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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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달을 사랑한 만큼 산다
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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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의 인생이다
ㅡ박용재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인용부분
윤향기 시인이 지은 에로스의 사생활은 "그대의 가슴 속에서 그대의 부름을 기다리는 그대의 치유 입문서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지은 에로스에 관련한 작가 나름의 철학과 에로스 관련 창작물들에 대한 소개와 해석 등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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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기
부모도 고향도 없는 그녀는
톡톡 젖꼭지만 두드려 주면
헤프게 치마를 걷어 올렸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그녀의 집 앞엔 언제나
손님으로 북적거렸다
누구와 살을 섞어도
매번 극에 달하는 황홀한 비명
그 가물거림을 듣고 있으면
오랜 애무가 필요 없었다
그저 암호 같은 젖꼭지만 누르면
후회 없이 화알짝 열어 보이는 음부
그녀의 깊은 생식기에선
늘 푸른 돈 냄새가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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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은 인류가 죽어서 다시 들어가야 할 성소이고 유방은 모든 생명들을 양육시키는 열쇠라는 저자의 시를 읽노라니 진즉 알았더라면 질펀한 시잔치 한번 제대로 할 수 있었겠다 싶다. 아쉬움이 남는다 ㅎㅎ
함께 하는 내내 19금 농담도 웃음으로 받아 주신 향기 누이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