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喆洙 2015. 11. 7. 21:31

비질 2

 

 

 

 

매일 쓸어내고

버린다고 버렸지만

멀리하지 않고

사르지 않았더니

담벼락 밖 가득하다

낙엽을 떨구듯

다만 내려놓는다고

사라지는 것 아니다

말리고 태워도

씻어내지 않으면

어딘 가에 쌓인다

기억이 있는 곳에

미련은 도달한다

 

2015. 10. 11. 07:34

담벼락 밖 수북한 낙엽을 본다

 

 

그동안 마당 안쪽 일부는 태우고 일부는 한쪽에 버려두었는데 그것들 쌓이고 쌓여 다시 바람에 날아든다

혹여 삭혀 거름이라도 쓸까 했지만 온전히 바뀌지 않은 낙엽은 거름이 될 수 없다

오늘은 햇살에 말려 태워야겠다

비 온 뒤끝이라 마르는 시간 걸리겠지만 그쯤이야 기다려야 하지 않겠나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숨구멍을 내주면 좀 더 수월하게 수분을 제거할 수 있겠다

 

내게 가까이 있어 더 짙어 보이고 멀리 있어 옅어 보이는 것이 타인의 삶이다

그러나 그것들 색깔 결국 같지않았나

내가 느끼는 정도의 차이였을 뿐

모두 호수에 떠 있기는 마찬가지.....

 

쉬지않고 달렸던 시간들을 더듬으며 오늘 하루는 침잠하는 낯선 모습으로 보내야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