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아침일기

아버지 3

文喆洙 2015. 11. 25. 12:25

아버지 3

 

 

 

 

가벼워진 몸은 연필 들 힘도 없다

일어날 기력은 어디서 찾겠는가

눈빛으로만 천정에 아득한 미래를

느릿느릿 점자처럼 박아 넣었다

쐐기처럼 집중된 말들은 끝내

검푸른 하늘 밖으로 틈을 내고

한 자 한 자 날아가 행성이 되었다

의미 없는 걱정은 베낭에 담지만

흔들리는 어린 눈동자는 남겼다

 

2015. 10. 26. 08:25

사십년이 지나면서 썼고

오십년이 지나면서 되새긴다

 

 

"아버지의 눈물은 천정에 꽂혀 화석이 되었다" 라고 쓴지 한참 되고서도 거기에 아직 묶여 있다

아주 긴 편지를 썼다가 단 몇 줄로 줄이고야 활자화 했던 그 아버지를 다시 몇 자 더 첨가 해 본다

 

아들은 컸고 나는 살아 있어서 그 때 내 아버지의 마음을 뼈저리게 느낄 수 없는 서글픔이 있지만 애써 자꾸 다가가 보기로 한다

 

당신 얼마나 힘들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