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아침일기

짚이 하는 말

文喆洙 2015. 11. 25. 12:30

짚이 하는 말

 

 

 

 

들판 비었다

뜨거웠던 날

비바람과 싸워 맺은 결실

내 어 주 고

흐트러진 채 겨우

쪽빛으로 연명한다

곧 썩어질 몸이 되었다

 

어차피 내어주려면 온전히

기억마저 덤으로 얹어 줄 것

자신을 잊을 것

 

2015. 11. 5. 00:50

어디까지가 무소유인가

 

 

들판은 차츰 비어가고 산은 메말라 간다

추수란 이름으로 수탈은 시작 되었고 들판은 입이 타들어 간다

 

길상사에 다시 들르고 무소유 책자 표지에 질기게 붙여놓은 누런 테이프를 본다

아직도 남아있을 것 같은 온기, 스님의 의자에 앉아 갯적은 웃음을 날린다

계절은 저마다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잘도 구분 한다

 

겨울이 와 마음이 얼어붙기 전 마음 마저 내어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