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喆洙 2015. 11. 25. 12:40

첫눈

 

 

 

 

찬바람 들어 온다

시리지 않은 겨울 어디 있을까

시리지 않은 이별 어디 있을까

 

밤새 첫눈 기다리던 심장들도

뜨거워서가 아니라

허전해서 기다렸을 터

 

구름도 얼음덩이를 튀겨내려

제 그리움의 압력을 영하의

최대치로 견디고 있을 터

 

2015. 11. 25. 11:09

첫눈처럼 기다려지는 것이 또 있을까

 

 

나는 기다리지 않는다

눈이던 사람이던 때가 되면 올 것이기에

아니 기다린다는 것을 꼭꼭 숨기고 있다해야 맞겠다

서천엔 어제 밤부터 내린 비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여름 가뭄을 탓한 복수일까

 

우체국 근처에 도서관이 자리하다 보니 배달 안내 문자가 오고나면 잠시 후에 바로 택배가 도착한다

일전 올렸던 강아지가 물어뜯어 다 헤진 모자 사진을 보고 보낸다던 모자가 각종 차류와 함께 도착했다

내게 사부라고 부르는 장유경님이다

시를 써야 하는데 시를 쓰지 않으니 난 실패한 사부다

다시 누군가에게 선생이라는 호칭으로 시를 얘기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던 여러 방문객들 겨울 따뜻하겠다

 

어느 스님일까

아직 시간을 더 필요로 하는 대봉감 미닫이문 한켠에 모셔놓았다

지금쯤은 농익어 누군가의 소화기관을 벗어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