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아침일기

가야금 아리랑

文喆洙 2015. 12. 1. 16:17

가야금 아리랑

 

 

 

 

손톱도 세우지 않고

호미를 들지도 않고 어찌

이리도 깊게 후벼 파는가

 

어느 누구의 한이 서려

어느 세월의 한을 담아

어떤 흑심으로 날을 벼렸기에

 

아물 수 있을까

지울 수 있을까

잊을 수 있을까

 

2015. 11. 28. 18:40

노창재 시인 시집 '지극' 출판기념회에서

 

 

때론 뻔한 얘기가 가슴을 후벼 파기도 하고

때론 뻔한 바람 소리가 마음을 어지럽히기도 한다

오늘 크로스오버 가야금 연주가 딱 그랬다

피아노의 선율이 현에서 튀어오른다

 

사는 일이 제 의도대로 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시를 쓰는 일 또한 그랬을 것이다

많이 외로웠을 터이고, 쓸쓸했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 부터가 외로움을 제대로 맛 볼 수 있는 때가 아닐까

굽은 노모의 허리 펴질 날 기대해도 되는지.....

 

경기전 담벼락 한쪽으로 빛이 기어오르는 전주에서 아침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