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아침일기

대한민국, 오늘

文喆洙 2016. 4. 2. 21:40

대한민국, 오늘

 

 

 

 

점심 식사를 하려고 모인 장항 실비식당

동네 어르신들 계시니 군의원 인사를 도는데

할머니 손이 의원의 엉덩이를 토닥인다

"에구 잘혀 열심히 혀 !"

토닥이다가 민망했을까 슬쩍 곁눈질에

"아녀 자식 같은 게......."

 

조였던 괄약근도 쥐었던 손도 느슨해질 즘

홍어탕 알싸한 냄새가 수다처럼 식당을 메우고

야당의 분당사태를 난도질하는 입과

생명을 담보로 허기를 면하게 한 과거가

표 하나에 매달려 다시 희망을 강제하는 시간

밖의 수은주는 여전히 영하를 밑돈다

 

2016. 1. 25. 21:47

선거가 삶의 수은주를 올릴 수 있을까.....

 

 

유난히 잿빛 짙던 날 장포항으로 차를 몰았었다

고기잡이 떠나지 않은 배들 사이로 오리와 거위가 한가롭다

바람이 없기 때문이겠지

들물 때가 아닌거야

그 어떤 이유로도 변명되지 않는 오리들의 여유가 부러운 날이었다

 

다시 오늘, 폭설의 뒤끝은 차고 미끌거렸다

제설차와 포크레인이 동원되고 나는 삽을 들고 작은도서관 앞 눈을 치운다

이른 시각이라 아직 태양은 달궈지지 않았다

잔설에 굵은 소금을 뿌리고 나니 아침이 지고 있다

마음의 허기일까......배가 고프다

 

길 나설 일 많은 1월의 마지막 주 첫날도 주저없이 제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