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喆洙 2016. 4. 2. 22:02

균열

 

 

 

 

금강 변 신성리 융성했던 갈대들

거친 기계음에 바짝 엎드린다

 

벌어져야 하는 것들 있고

벌어져서 멀어지는 것들 있다

생산의 시작은 벙그는 것이었고

소멸의 시작 또한 그러하지만

찢긴 자리가 아무는 생산이거나

봉합되지 못하면 소멸이더라

가능과 불가능의 간격 사이

태워버리면 한 줌 재인 자존심

 

2016. 2. 27. 11:17

기계로 할 수 없는 일들 참 어렵다

 

 

이틀비에 젖었던 갈대들이 빛을 쬐며 말을 걸어온다

젖은 몸 털며 가벼워지려는 정중동의 몸부림 소리

그림자 짧아질수록 기억을 소각할 조건들 충족 되고 태워져야 새싹에 햇살 양보할 수 있겠다

 

과거라는 추억과 질기고 낡은 끈들도 태운다

뜨지 못하고 나아가지 못하는 배를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노를 다시 잡는 일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은 가볍게 하는 일이다

단순화 하는 일이다

기억의 끈을 자르는 일이다

 

햇살 좋은 강변,

지난 겨울 바람에 잎 다 떨군 갈대들

홀쭉하게 서 있다

 

갈대 자르러 왔다가 생각만 잔뜩 추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