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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아침일기

해장파티

by 文喆洙 2015. 1. 6.

해장 파티




마트에 갔다가 대구와 곰치가 목을 잘리고 허리 끊겨

스티로폼 관 위에 비닐 수의를 입고 누워 있기에

그 중 한번도 끓여보지 않은 곰치의 시신을 계산했다


핏물 잘 빼고 서울서 내려오는 동료 시인들 몫을 따로 준비하고

잘생긴 무 하나 폭설 속에서도 푸릇한 대파 하나 매운 고추와 다진 마늘 넣어

쿡탑에 냄비를 올리고 연기대상 재방송을 본다


"여보 안 넘쳐요?"

"벌써?"


작은 주방 천정이 밖 폭설을 옮겨 놓은 듯 앞은 보이지 않고

일년 내내 열을 내느라 쉴 틈이 없었던 쿡탑이 한그릇 그득 드시고

시골집 냉골 주방 꿋꿋이 지키던 오래된 싱크대도 한그릇 뚝딱 드시며

저들끼리 화끈한 해장파티 즐기고 계신다

남은 것으로 겨우 우리 부부 뜨거운 파티에 낀다 


2015. 1. 2. 13 : 12

[2015년 첫 인사는 파티가 좋겠죠? ㅎㅎ]



좋은 꿈들 꾸셨다는 소식들 봅니다

피곤에 지쳤는지 꿈을 잘 꾸지않는 저는 여전히 그저 가는 세월일 뿐입니다

변함없는 일상에서 속으로만 묵혀 온 생각 몇을 꺼내어 실천하려는 것 말고는.....


새로 시작하는 시공 동인들이 서울에서 기차를 탔습니다

서설이 내리는 서천으로 발을 구르고 있겠지요

저는 아이스박스에 쌀이며 안주거리와 주류를 챙깁니다

귀농협의회 숙소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오가겠습니다


아차 ~~~ 도착할 시간이 가까워지니 김치도 꺼내야 하고 세수도 하고 나가 봐야 합니다

형님들 친구들 동생들.... 모아서 다시 인사드립니다


"새해,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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