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기10 개 발자국 콘크리트 화석 개 발자국 콘크리트 화석 오래 전 한라산 품 안 제주견 한마리 먹이를 찾아 바닷길 걸었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동물들 물길 막고 바람의 길을 막았다 돌아갈 길 잃은 제주견 채 굳지않은 콘크리트 밟으며 꺼져가는 삶을 찍었다 빙하가 녹아 물이 길을 삼켰고 소통의 무덤이 되었다 삶이 .. 2013. 11. 15. 모자 모자 쇠소깍 해안 짠내를 빤다 십여년 훌쩍 자리를 지켜온 모자 먹을 갈아 염색을 했었지만 먹물은 모자와 동행할 의지가 없다 물만 닿으면 물길에 묻혀 슬쩍 달아난다 모자는 보낼 준비가 되지않았는데 그 날 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떠나고 있다 인연이 아닌게야 보내는 시간이 걸리는 .. 2013. 11. 11. 의자는 아침마다 빛을 앉히고 있었다 의자는 아침마다 빛을 앉히고 있었다 가는 곳 마다 한두개 기다려주는 친절한 의자는 누굴 앉혀야하나 고민하지 않았다 생각은 내가 하고 있었을 뿐 어둠이 지나가고 바람이 허리를 펴면 햇살을 앉혔다 오늘 아침도 익숙하게 쉬고 있다 그림자 줄어들고 있다 2013. 11. 13. 제지기오름에서 2013. 11. 7. 잔듸의 뼈 잔듸의 뼈 호텔 앞 현무암 보도블럭 바싹 마른 뼈가 바람에 밀려간다 살아서도 가벼워 대지를 붙잡고 아침마다 함치르르 땀을 내던 잔듸의 뼈가 그 바람에 의탁한 채 도시의 자유를 즐기고 있다 얼마나 매달렸던가 얼마나 집착했던가 한방울의 수분을 위하여 얼마나 싸워왔던가 이제 다 .. 2013. 11. 6. 썰물 썰물 펑온했던바다가몸살을한다 빠져나간다는것비운다는것은 그런것이다가득찼을때몰랐던 보이지않는내속에것들드러내는 비워내는것은그런것이다 갔다가다시오고또다시오는미련 그렁그렁속울음우는때론서글픔 수많은오물집어삼키면서도 푸르름유지하던저넓은바다도쉽게 비우지.. 2013. 11. 4. 용머리해안의 견공 용머리해안의 견공 '공' 자를 붙여도 될 만큼 의젓하다 역사 속 하멜의 표류를 추억하는지 셔터 소리에도 미동하지 않는다 만조의 바다가 하릴없이 파도로 제 속내만 드러내고 하멜기념관의 범선은 돛을 내리지도 않는데 매의 눈으로 뭘 잡고 있는가 뭘 쫒고 있는지 사람에겐 관심이 .. 2013. 11. 3. 피항 2 피항 2 언제하나가되어보나 거친살언제맞대보나 바람의높이만큼파도의주문만큼 비비고부대끼며살날 얼마나더있나 예고되지않으면 같은극의자성같은분리주의자들 바람아멈추지마라파도야 우리의이별을재촉하지마라 2013. 10. 31. 휴대폰 메모장 퇴고 중 2013. 10. 31. 한낯 한낯 하늘침대 갈바람따가운볕 깊은주름인증서 놓을수없는깍지 천번의영원 한번의순간 2013. 10. 28. 서귀동 뒷골목 사랑 2013. 10. 28. 부끄러운 삶은 없다 부끄러운 삶은 없다 담쟁이는 발자국을 지우지 않는다 지나온 길 지우려 뒤돌아서지 않는다 몸은 삭풍에 부서져도 등정의 통증을 기록한다 2013. 10. 28. 00;48 어제를 돌아보며 2013. 10. 28. 느린 열정으로 느린 열정으로 지금 그대의 눈으로는 내 열정을 볼 수 없을 겁니다 수평의 길을 걷는 자는 수직의 길에 대하여 두려워 하지요 내가 허공을 사는 거미를 아직 이해하지 못 하는 것 처럼 그대가 수평을 급하게 쫒거나 내가 수직을 서서히 오르거나 다르지 않습니다 나는 서서히 아주 천.. 2013. 10.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