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듸의 뼈
호텔 앞 현무암 보도블럭
바싹 마른 뼈가 바람에 밀려간다
살아서도 가벼워 대지를 붙잡고
아침마다 함치르르 땀을 내던
잔듸의 뼈가 그 바람에 의탁한 채
도시의 자유를 즐기고 있다
얼마나 매달렸던가 얼마나
집착했던가 한방울의 수분을 위하여
얼마나 싸워왔던가 이제 다
벗고 보니 생각의 그늘을 나와 보니
얘기할 수 있겠다 겨우
그것 때문이었나
마른 겉옷마저 벗어보니 알겠다 겨우
그것 때문이었나 밀려가다 보면
뼈도 닳고 기억도 닳아지겠다
가벼움은 애초의 것
주머니를 만든 건 시간
2013. 11. 6. 아침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