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는 더더욱 꼿꼿하게 몸을 다스렸고
땅심 깊숙이 그의 외다리를 묻고 또 묻었다'
(김태원 시 허수아비는 스스로 눕지않는다 중)
11월이 허리를 꺾고 바람부는 뒷골목을 걷는 시간 번지없어 찾지 못 할 뻔한 주막 안쪽의 그를 보았다
이름 석자 익힌지 족히 십년을 넘겼으니 왠지 아는 듯 했지만 초면
꼿꼿하게 몸을 다스리고 땅심 깊게 다리를 묻은 시인의 모습은 그의 시 속에서 튀어나오는 시어들 처럼 절제되고 단정했다
돌아오는 새벽 길에 눈꺼풀 들추며 페이지를 넘겼다
술만 한 잔 한 것이 아니라 시도 한 잔 했다 싶다
시에 취해 깨어난 곳은 첫 차가 도착한 청주
그의 삶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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