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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아침일기

팽나무에 대한 보고서

by 文喆洙 2013. 12. 22.

팽나무에 대한 보고서

 

경북 예천군 금남리 3600 평

땅을 소유하고 재산세를 내는

500살 잡수신 황목근 옹

여전히 고귀하시고 온갖 병을 쫒는

특이한 능력을 갖추셔서

섬 검 왕 등등 이름앞에 붙으면

아류가 되는 팽나무를 알현한다

중섭의 모델이기도 했던 나무가

겨울이 되면서 흩뿌린 열매를 밟으며

비오는 출근길을 재촉했었다

오드득오드득 오드득

 

입안에 넣어보세요

부드러운 느낌표가 생길걸요 아마....

 

현무암 보도블럭 가지 하나 누웠는데

붉은 열매 네 알 가지런 하다

뚝 하나 떼어 물고 혀에 얹으니

스폰지같은 속살에 침이 고인다

달콤하다 이 달콤한 열매로

팽총에 넣어 총알로 사용했으니

총알 맞은 사내 가슴 꽤나 흔들렸겠다

그러나 켈티스 시넨시스 고귀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을 평생 받아내야 하는

도마의 재료로 가장 좋아 그간

살면서 겪은 풍상은 별 것 아니라고

올려다 보는 귀에 대고 말씀 하신다

 

2013. 12. 19. 팽나무 꽃말은 고귀함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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