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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아침일기

회개

by 文喆洙 2015. 1. 6.

회개




분명 아침나절 땅 이었던 것인데


더러는 심장을 찌를 듯 날카로운 바위도 

발목을 잡아끄는 뻘 수렁도 있었지 

농수로를 돌아온 담수 길도 보였고

가시같은 김양식장 지주목도 솟았었지


아, 갯벌에 내려앉았던 배도 떴군


믿지 않겠지만 지금은 사구에 엎드린 

바닷물만 통성기도 중이야. 주여! 주여!

저 지나온 길을 속죄하는 짧은 평등의 시간

다시 흙의 세상으로 가지나 말지


2014. 9. 12. 18:51

돌아가지 않는것이 회개 아니던가....



한가위, 서해물을 따라 가려니 끝도 없다

겨울 눈과는 다르게 차별 없는 수평을 주장하지만

평등하다는 건 영원할 수 없는 숙제인지

버티지 못하고 이내 돌아서기 시작한다

주기적으로 오고가는 것들은 다 그런 것인지


그러나 그 바다가 비워낸 곳에 온갖 삶들이 존재하는데

연휴 끝 무렵 물빠진 밤시간을 이용하여 해루질을 나선다

박하지와 쭈꾸미 왕소라를 해루질 목표로 삼았건만

박하지 오십여마리와 쭈꾸미 네마리가 소득의 전부다

박하지는 간장게장을 담그고 쭈꾸미는 소화가 끝났다

오늘은 젖갈을 담가보려 동죽을 한말을 넘게 잡아왔다


올 겨울은 김양식장에서 바다일을 배워야겠다

바다로 떨어지는 내 땀방울 때문에 바닷물이 짜진 것이라고 우겨봐야겠다

그런다고 비전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현실로 맞아들였던 그것들은 현재진행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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