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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아침일기

2015년 12월 15일 아침

by 文喆洙 2015. 12. 20.

2015년 12월 15일 아침

 

 

 

 

어제라는 시간의 기억을 덜어낸 양말의 입을 벌려 발을 넣으며 시작했던 하루가 낯선 모텔 301호에서 가죽같은 옷을 벗어 던지며 끝난다 하루 궤적을 기억하는 팬티와 런닝은 두고 하루 궤적을 기억하는 양말을 빤다 하루 궤적을 기억하는 몸뚱이를 빤다 배수로를 따라 흐르지 않는 것 중 밥을 먹었던 남자 차를 마셨던 여자 술을 권하던 사람을 함께 따뜻한 티브이 위에 재운다 모텔 냉장고에 내일 다시 꺼내 쓸 지친 의식을 접어 넣어두고 술의 온도를 믿고 차갑게 잠이 든다 어제라는 시간의 기억을 덜어낸 양말의 입을 벌려 발을 넣으며 다시 낯익은 모텔 301호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2015, 12, 16, 14:55

하루를 소비하기 얼마나 좋은가

 

 

별거 아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보면 하루는 간데 없다

백이 먹다 백이 죽어도, 천이 먹다 천이 죽어도 알 수 없는 것이 하루라는 음식인고로 이제껏 먹고도 또 먹는게 아닌가

질리지도 않는다

그 하루 앞에서 몇이나 까탈스럽게 구는가

아주 길고 극히 짧은 이 메뉴에 어떤 양념을 할까......

 

누군가를 위해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렵고 불편한 것인가

그럼에도 그런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세상을 사는 맛이 아니겠는가

이제 운을 띄우는 작은 시작일 뿐이지만 감사한 일이다

 

군산 예깊미술관을 다녀왔다

선 하나로 표현된 신체들이 확대되어 다가온다

 

김도연 시인께서 보내 준 책들을 아직 들춰내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 어디선가는 꾸준히 박스에 책을 담고 있을테니 참 행복한 겨울이다

 

널뛰듯 하는 날씨가 아직 지치지도 않는다 ㅋ

 

참고로, 젤 아래 여인은 군산 예깊 미술관 이사님이라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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