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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아침일기

화목난로

by 文喆洙 2016. 1. 17.

화목난로

 

 

 

 

꾸역꾸역 되새김질 하는 폼이

과식을 했거나

컥 컥 토악질을 해대는 것이

목이 메었거나

등을 두드려도 소용없고

통풍구를 열어도 여전하다

 

연통을 분리하고 들여다보니

시커먼 암덩어리 목을 조인다

두드리고 긁어내고 털어내니

그제사 세상과 잿빛 소통을 한다

언제 그랬는가 싶다

불과 사십여일을 썼을 뿐인데

 

2016. 1. 17. 15:58

청소를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집안을 데우기 위해 화목난로를 들였는데 연통으로 빠져나가야 할 연기가 조금씩 안으로 새어나오더니 급기야 불길마저 막았다

생나무 진액이 연통 안으로 들러붙고 그을음이 합세하여 쌓여가더니 끝내 숨통을 막은 것이다

 

산다는 것은 내 안에 찌꺼기를 겹겹 쌓아가는 일이라면 몸도 마음도 청소를 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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