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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약수 스파텔의 끝없는 추락

by 文喆洙 2011. 2. 12.

초정약수 스파텔의 끝없는 추락 / jbnews.com. 논설위원.

2011/01/14 15:55

 

 

 겨울은 온천의 계절이다.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는 예년같으면 탄산천을 즐기러온 행락객들로 목욕장이 붐빌시기다. 하지만 올 겨울은 유난히 스산한 풍경이다. 초정리 언덕위에 우뚝 솟은 초정약수 스파텔이 8개월째 폐업중이기 때문이다. 
 청원군의 대표적인 민자유치프로젝트였던 '초정약수 스파텔'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총 투자비가 222억원을 상회하고 감정가만 145억원에 달하지만 13년이 지난 지금은 81억여원까지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거들떠 보는사람이 없다.   
 청원군이 최저가 81억3천여만원으로 '초정약수 스파텔에 대한 5차 매각 공고를 냈으나 유찰된 것은 '스파텔'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세계 3대 광천수로 널리 알려진 초정약수는 조선시대 성군인 세종대왕이 안질을 치료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때문에 초대 민선군수가 지난 1996년 내수읍 초정리에 초정약수 스파텔을 짓기로한 발상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관광레저사업의 성격상 투명한 공개경쟁 절차를 거쳐서 민간사업자가 추진해야 할 일을 관이 너무 나서면서 많은 문제점을 파생시켰다.
관료주의적이 마인드로 접근하다보니 무리수를 두게되고 행정력과 혈세가 낭비되면서 전시성 사업의 표본으로 대두된 것이다.
이때문에 지난 2001년 함께하는 시민행동과 청주경실련은 공개입찰도 없이 사업능력도 없는 업체와 '초정약수 스파텔'이라는 민자유치사업을 벌여 44여억원을 지출하고 건설비, 회원금등 총 수백억원의 혈세를 낭비했다며 당시 청원군수에게 여섯 번째 '밑빠진 독'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관료주의적 마인드 문제점 노출

 

초정스파텔은 청원군과 나건산업(주)가 합작으로 지난 1999년 1월 북일면 초정리에 지하1층 지상 5층 규모로 객실 60개와 사우나, 헬스클럽, 대연회장, 골프연습장, 음식점, 커피숍, 농특산물 직판장을 들어선 관광호텔로 오픈했다.
군이 30억원을 빌려 부지 5천여평을 매입하고 나건산업이 건축비를 부담한 민관합작사업으로 추진된 것이다.
합작계약은 나건산업이 건물의 소유권을 군청에 넘기고(기부채납 방식), 매달 1억원씩 사용료를 지급하며, 20년간 호텔운영권을 갖는 조건이었다.

청원군은 영업개시후 2년반이면 투자원금(부지매입비 30억원)의 회수가 가능하고 이후 17년반동안 210억원의 추가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사업파트너인 나건산업이 석달만에 파산하면서 스파텔사업은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호텔신축공사에 참여한 66개 하청업체의 공사대금 수십억원을 군이 대신 물어주었으며 군수와 담당직원이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는등 '전시성 사업 실패'의 파장은 예상밖으로 컸다.
스파텔이 이처럼 오픈한지 1년여만에 큰 물의를 일으키면서 모래성처럼 무너진것은 업체선정 과정에서 특혜가 작용하는등 시작부터 무리수를 두었기 때문이다.
청원군 조례에는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은 '군정조정위원회'를 열어 희망업체의 자산, 재무구조, 사업실적, 부대조건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업자를 선정하게 돼 있지만 이같은 적법절차를 무시한 것이다.
나건산업은 자산총액이 2000만원에 불과하고 건설업 면허도 없어서 독자적인 사업수행도 불가능한 회사였지만 공개경쟁도 없이 계약을 체결해 이 회사가 부도가 나자 모든 부담은 청원군이 지게 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재정규모에 비해 무리한 사업진행도 문제였다. 당시 1년 지방세보다 많은 돈을 이 사업에 투입한 것이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전시성 사업에 현혹돼 부정과 무능, 비리 등이 총체적으로 나타난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스파텔의 감정가액은 최대 145억이다.
그러나 연건평 13,934㎡(4,215평)규모의 스파텔 건설과정에서 들어간 비용은 ▶공사대금 133억원(이자46억을 포함하면 179억원) ▶회원가입비에서 공사대금으로 지급된 89억원 등 밝혀진 것만해도 222억원이다. 더군다나 이자 46억이 포함되고 계속 늘어갈 것을 감안한다면 실로 납득할 수 없는 사업진행이었다.

 

 지난 2001년 함께하는 시민행동(회장 이필상 고려대교수)가 밑빠진독상을 청원군에 수여하면서 벌인 퍼포먼스. 

 

#이희종사장 취임후 한때 흑자경영

 

어둡고 긴 터널속을 헤매던 스파텔은 2002년 군이 민간사업자와 함께 출자한 청원레저를 설립한 이후 3년만에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주주중 한명인 이희종사장(59·하나엔지니어링대표)이 급여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사장에 취임해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2005년도 결산 결과 1억5천여만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초정스파텔이 2003년 1억2천만원, 2004년 8천650만원을 비롯해 만성 적자의 굴레에서 벗어난 것은 1999년 개장 이후 처음이었다.
스파텔이 개점초기 월 평균 3천만원의 적자행진을 벌일정도로 열악한 영업환경으로 고전하다가 이처럼 흑자기조로 바뀐것은 입회비 반환을 원하는 회원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한편 그동안 무료로 사우나를 이용했던 회원들에게도 일정액의 요금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원가절감, 사우나시설 보완, 항공기 승무원 숙소 유치, 배구·족구장및 영화관람장 설치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점도 흑자전환에 기여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는 경영정상화를 이루었지만 기획예산처의 권고로 매물로 내놓으면서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자들이 중도에 포기하면서 결국 지난해 5월 영업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몇몇 업체에서는 연수전문시설 또는 요양시설 등으로 관심을 두고 인수에 나섰지만 인수과정에서 난관에 부딪쳤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승희건설이었다. 2009년 8월 (주)승희건설은 청원군과 인수계약을 체결해 매각이 확정된 듯했으나 잔금 납부 최종일인 25일까지 102억2천여만원의 잔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지난 5월 25일 초정 스파텔 인수 계약을 체결한 후 임대사업장 정리와 일일 물 사용량 등의 문제로 잔금 납부를 3개월 연기까지 했으나 끝내 기한내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그동안 청원군은 매각절차의 걸림돌이 되었던 하루 물 사용량의 경우 (주)승희건설 측이 설계도를 변경하며 해결되고 임대사업장 정리도 갈등끝에 극적으로 합의를 하면서 그해 8월 25일 최종계약에 대한 기대를 가졌지만 (주)승희건설측이 25일 회원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잔금을 납부하지 않아 결국 매각은 물건너갔다.
이후 청원군은 4차에 걸친 공매과정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하자 당초 입찰가격(122억400여만원) 보다 20% 다운된 97억원에 수의계약으로 팔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향후 전망.
 
 초정약수 스파텔이 81억3천만원선까지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인수자가 나서지 않은것은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점도 있지만 스파텔의 미래가치가 어둡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가 인수하든 스파텔은 인수가격에 못지않은 거액을 투자해 리모델링에 나서야 한다. 스파텔에는 지상 1층과 지하에 목욕장이 두곳이나 있지만 동네 목욕탕에도 못미칠만큼 시설이 열악하다. 객실도 최근에 웬만한 모델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낙후돼 있다.
 더구나 장기간 폐점한 상태라 전면적인 개보수를 해야한다. 인수비가 문제가 아니라 리모델링에 더 큰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매매가격이 현재보다 더 떨어진다면 인수자가 나설 가능성도 높다. 부지 면적과 탄산천 매장량으로 볼때 리모델링비용을 상쇄할 만큼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인수한다면 예전처럼 호텔로 활용하기는 힘들것 같다. 탄산천의 특성을 살려 노인요양병원이나 일반요양병원, 연수원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 초정약수 스파텔의 끝없는 추락|작성자 올리버  /  jbnews.com.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