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사랑도 없이 사랑은 가고
김왕노
격렬한 사랑도 없이 사랑은 가고, 느릿느릿 갈 것 같은 사랑
이 어느 새 가고, 격렬한 사랑도 아니었는데 모든 게 타버리고
혼자 뼈만 남은 사랑, 격렬한 사랑도 없이 사랑은 가고, 아물
지 않는 울음이 있어, 항생제가 듣지 않는 상처가 있어, 격렬
한 사랑도 없이 사랑은 가고, 퀑한 얼굴로 그물더미 같은 어둠
에 얼굴 묻고 밤을 지나, 가을 마지막 날처럼 가고, 이제 혼자
남아 울어야 하는 사랑, 격렬한 사랑도 없이 사랑은 가고, 약
속도 없이 가고, 이별의 예고도 없이 가고, 한밤이었던가, 아
니면 한낮, 격렬한 사 랑도 없이 사랑은 가고, 어떤 윤회의 약
속도 없이, 격렬한 사랑도 없이 사랑은 가고, 격렬한 사랑도
없이 사랑은 가고
'* 문학 > 함께읽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색동자지 ㅡ 이정록 (0) | 2015.02.06 |
---|---|
벌레, 시를 읽다 그리고 시대 가뭄 (0) | 2015.01.09 |
[스크랩] 김지하의 `오적(五賊)` (0) | 2012.04.23 |
다시, 유령들 - 정한용 (0) | 2011.02.16 |
[스크랩] 입술 / 장옥관 (0) | 2008.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