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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아침일기

비질

by 文喆洙 2015. 11. 7.

비질

 

 

 

 

오늘 아침도 마당을 쓴다

마당을 쓸어내는 것과 마음을

쓸어내는 것은 다르지 않다

 

오늘 아침도 마당을 쓴다

계절의 농간에 떨어지는 감잎과

부는 바람이 싣고 온 사연들

밤새 강아지가 짓밟고 물어뜯은

슬리퍼 조각과 찢긴 휴지까지

 

오늘 아침도 마당을 쓴다

쓸어내지 않으면 화석이 되거나

습성이 될 추악한 버릇들

벌레들의 성찬으로 떨어진 떫은 감과

설익은 생각과 질긴 억지까지

 

때로 바람 많은 날이거나

가을이 깊어지면 두 번 세 번

하루에도 몇 번씩 비를 들어야 한다

그래도 자꾸 쌓이는 마음

 

2015. 9. 28. 21:15

가능하지 않다고 포기할 순 없다

 

 

가을이 되어도 추수할 것 없으니 마음이라도 거둬보려 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비질을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한지 자꾸만 쌓입니다

 

오늘 아침도 쓸었습니다

그러나 외출 후 돌아와 보니 다시 낙엽은 떨어졌고 근거없는 찌꺼기들도 바람타고 와 있습니다

 

새만금의 윤슬이 이토록 눈부신 걸 본적이 없습니다

오늘은 한결 더 눈이 부시고 도리어 하늘마저도 부끄럽게 하는 듯 합니다

살아가는 일이 아픔의 연속이다 보니 마음은 그리 빛날 수 없어선지 자꾸 저 바다에 눈이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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