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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나의 글

by 文喆洙 2010. 7. 30.

 

                       문철수

 

 

 

비어 있다

오창 시골 살림 집

낡은 짐 몇 점 미련하게 자리 지키고

바퀴벌레 말라 바람에 뒹군다

 

 

문설주 한켠 모서리 둥글고

지친 것들 다 누웠는데

척추 휜 녹슨 못 하나

뒷집 할미 꺾인 허리로 생을 버티듯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가화만사성

매달고 있다

 

 

태어날 땐 견고한 삶

항상 어미의 몫인 양 팽개쳐 두던

걸어두면 절로 되는 부적 같은 효험

사람이 떠나간 자리

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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