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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나의 글

여보게

by 文喆洙 2010. 8. 20.

여보게

 

                          문철수 

 

 

 

가슴문 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는가

비바람 각오하고 열어둔다는 것

아직 한번 빗장 푼 적 없는 녹슨 가슴

문을 잠그면 도둑이 들어오고

문을 열어두면 손님이 들어온다고

가진 것 없어 잃을 것 없다지만 여린 살 속 파고드는

칼날의 고통은 그저 당 할 몫이라던가

차라리 낯선 그림자 스치울 때 마다 예민하게 움찔하는 자동문처럼

그냥 닫아두면 안되겠나 들여다 볼 수 있게 열어둔다는 것

벗어버리는 것 보다 어쩜 이리도 힘들단 말인가

오늘도 열지 못하고 하루가 가네

 

[ 화살, 2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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