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문철수
가슴문 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는가
비바람 각오하고 열어둔다는 것
아직 한번 빗장 푼 적 없는 녹슨 가슴
문을 잠그면 도둑이 들어오고
문을 열어두면 손님이 들어온다고
가진 것 없어 잃을 것 없다지만 여린 살 속 파고드는
칼날의 고통은 그저 당 할 몫이라던가
차라리 낯선 그림자 스치울 때 마다 예민하게 움찔하는 자동문처럼
그냥 닫아두면 안되겠나 들여다 볼 수 있게 열어둔다는 것
벗어버리는 것 보다 어쩜 이리도 힘들단 말인가
오늘도 열지 못하고 하루가 가네
[ 화살, 2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