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
문철수
풀무 불에서
홍조 띤 너의 온몸은
한갓 갱엿 조각이었다
더 큰 노여움이 아닌 것이
네게는 행운이었지
섞이지 않아도
살아 날 수 있는 길
대장장이의 집게가
너를 골랐다
망치로 온몸을 내리치는 건
너를 너답게 하기 위해서라고,
네 살 속을 파고들어 뼈를 부수는
아픔을 딛고서야
후일(後日)
너로 인하여
너의 욕망으로 인하여
갈라지고 부숴 질
아픔들을 다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네가 가른 것들의 향기로
잔뜩 배어있는
너
나는 너에게 부끄러운
사랑을 내어 놓는다.
[ 화살, 2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