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문학/나의 글

도끼

by 文喆洙 2010. 8. 20.

도끼

 

               문철수

 

 

 

풀무 불에서

홍조 띤 너의 온몸은

한갓 갱엿 조각이었다

더 큰 노여움이 아닌 것이

네게는 행운이었지

섞이지 않아도

살아 날 수 있는 길

대장장이의 집게가

너를 골랐다

망치로 온몸을 내리치는 건

너를 너답게 하기 위해서라고,

네 살 속을 파고들어 뼈를 부수는

아픔을 딛고서야

후일(後日)

너로 인하여

너의 욕망으로 인하여

갈라지고 부숴 질

아픔들을 다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네가 가른 것들의 향기로

잔뜩 배어있는

 

 

나는 너에게 부끄러운

사랑을 내어 놓는다.

 

[ 화살, 2부 ]

'* 문학 >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  (0) 2010.08.20
여보게  (0) 2010.08.20
소나무 이야기  (0) 2010.08.16
뒷간  (0) 2010.08.16
우물에 대한 기억  (0) 2010.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