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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아침일기

겉도는 법

by 文喆洙 2015. 10. 28.

겉도는 법

 

 

 

 

자귀나무 꽃 흐드러진 서천

충절로 42번 길 작은 골목 사거리

승용차 한 대 빠르게 다가온다

가로지르려던 발걸음 주춤하는데

내 길과 섞이지 않는다고

우회전 깜빡이 등 반짝인다

 

마주하면서도 제 갈 길 아니란다

 

꼭 원하는 쪽으로 가지 못하고

가끔은 깜빡이 등 홀로 쑥스럽다

말대로 되지 않는 게 마음이지만 때론

우회전 또는 좌회전 신호 한 번쯤으로

마음의 방향 돌릴 수도 있겠다

기대치에 부딪히며 슬플 일 줄겠다

 

깜빡이 없이 회전하는 자동차에 비하면

 

2015. 7. 28. 07:44

다행이다

 

 

세상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내 세상에서 마저 때로는 내 신호를 지키지 못하는데....

 

어제, 은행일 관계로 동승했던 패류가게 신사장이 한마디 한다

"좌회전 깜빡이 넣고 돌으셔요"

깜빡이 없이 회전하는 나를 보고 한마디 던지는 거다

습관되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자주 무신호로 좌 우 회전을 한 것일까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당황했을까

 

마음의 길은 어떻게 신호를 보내야 할까

방향이 같다고 뜻도 같지 않은 수많은 경우들 마다 위선으로 보낸 신호들은 지금쯤 어디서 썩어갈까

 

곱배기 냉면을 먹고 지나던 자귀나무 꽃향 은은한 거리에서 멈칫 나를 불러세우던 그 자동차는 제가 원하는 길로 잘 가고 있을까

 

태풍이 오는 바람아래....모래 알갱이들도 방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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