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그늘이 돌아오는 시간 졸고 있는 허기를 깨우려
변두리 마트에서 건져 올려 검은 비닐봉지에 담겨진
사각 어묵 한 장 거칠어진 손으로 꺼내 씹는다
어떤 것도 넘어오지 못하게 책상에 그은 칼금 너머
덴뿌라 볶음을 눈으로 먹으며 아닌 척 외면하던 그 때
목구멍을 치미는 두터운 3인치 물못
꽃비에 환장한 치맛바람에 끈적한 먼지만 날리는 4월
그늘을 지우는 지우개를 찾으러 다시 길을 나서지만
어둠의 길잡이는 걸음보다 빠르게 세상을 채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