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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아침일기

그물

by 文喆洙 2016. 4. 2.

그물

 

 

 

 

시린 시간이 끝나 옷 얇아지니 그물코 넓은

투망 어깨에 걸고 먼 바다로 나가 보자 

 

혹여, 비늘 벗겨진 시간이라도 걸려들면

내장 긁어내고 봄볕 봄바람에 널어두자

 

비릿한 생각들 아지랑이처럼 날고 짠 바다만

화석이 된 살점 찢어 소주와 함께 잘근 씹자

 

바싹 말랐던 가랑이 벌리고 나온 연한 싹

바람 심한 벼랑끝 절벽도 푸르게 하지 않더냐

 

2016. 3. 22. 12:52

볕은 내장까지 말릴 기세다

 

 

소리가 요란하다

덩달아 봄마저 북새통이고

물 오르던 싹들 슬쩍 고개 돌린다

가랑이 벌리고 나온 삶들 돌아갈 길 잃고

쭈뻐쭈뼛 이방인으로 호적된다

 

자동차 안으로 쏟아지는 빛은 지나온 시간들의 회개를 재촉한다

 

갈매기 한 쌍의 사랑얘기는 선재도 모래톱에서 시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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