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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375

프로 프로 서울 가는 고속도로, 약속 시각에 늦을까 추월하기 위해 1차선을 달리다가 그만 주행하고 있다 차선을 내달라는 전조등 번쩍인다 옆 차선 텅 비었다 레이서는 전조등을 켜지 않는다 2016. 1. 29. 10:20 고정관념을 갖지 않아야 프로 아닐까.... 삼십대 초반까지 차량 개조를 하여 .. 2016. 4. 2.
일상 일상 잎 떨군 나뭇가지들 눈보라 치는 대도 움츠리지 않고 그까짓 바람이야 떨어진 온도쯤이야 하늘 향해 펼친 팔 꺾지 않고 그렇게 견딘 어제가 가고 오늘 팔마다 손가락마다 가지마다 눈잎인지 눈꽃인지 화려하고 풍성하게 매달고 햇살을 느끼고 서둘러 내일이 와 순수가 녹아.. 2016. 4. 2.
대한민국, 오늘 대한민국, 오늘 점심 식사를 하려고 모인 장항 실비식당 동네 어르신들 계시니 군의원 인사를 도는데 할머니 손이 의원의 엉덩이를 토닥인다 "에구 잘혀 열심히 혀 !" 토닥이다가 민망했을까 슬쩍 곁눈질에 "아녀 자식 같은 게......." 조였던 괄약근도 쥐었던 손도 .. 2016. 4. 2.
주거부정 주거부정 빛마저 외출 중인 엄동, 창백한 들을 떠돌던 바람이 떨고 있다 사가르마타를 다녀왔을까 북극해를 다녀왔을까 비밀금고와 처녀의 사타구니를 거쳐 죽음의 콧구멍을 돌아 나온 바람이 그런 바람이 시린 옷을 입고도 편협하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2016. 1. 24. 18:28 .. 2016. 4. 2.
오해 오해 눈처럼 쌓이고 쌓이다가도 햇살 한 줌에 녹아 내리는 그런 것이었으면 바람처럼 시리고 시리다가도 내미는 온기 한 뼘에 풀리는 그런 것이었으면 2016. 1. 20. 06:47 그러면 오해가 아니겠지 소나무 위로 두텁게 쌓인 눈이 바람 한 번에 후두둑 쏟아져 내린다 잠시 눈보라 일더니 .. 2016. 4. 2.
부드러운 과녁에 꽂힌 화살은 떨지 않는다 - 문철수 시인 _ 클래식 詩여행 http://i-today.tistory.com/419 2016. 3. 6.
생명 생명 상갓집에 앉아 나무젓가락 포장지로 딱지를 접는다 죽은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시선을 돌리는 일 안의 시선을 잠시 밖으로 돌리는 일 2016. 1. 19. 08:17 눈이 벌써 사십센티가 넘게 쌓였다 2016. 1. 19.
화목난로 화목난로 꾸역꾸역 되새김질 하는 폼이 과식을 했거나 컥 컥 토악질을 해대는 것이 목이 메었거나 등을 두드려도 소용없고 통풍구를 열어도 여전하다 연통을 분리하고 들여다보니 시커먼 암덩어리 목을 조인다 두드리고 긁어내고 털어내니 그제사 세상과 잿빛 소통을 한다 언제 .. 2016. 1. 17.
손가락이 시리다 손가락이 시리다 바람에 노출된 손가락이 시리다 빛은 나뭇가지에 쌓인 눈을 녹여 내리지만 형체를 드러내지 않는 바람은 여전히 쌀쌀하다 굳게 닫힌 가슴 밑바닥까지 불어오는 바람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 아니다 길 아닌 곳 없다 햇살 따가운 겨울 한복판 세상이라.. 2016. 1. 17.
바람의 이면 바람의 이면 연애하는 얘기를 듣다 보면 죽고 못 살듯 한 타령. 그러나 보통은, 나를 두고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격분하지만 있을 수 없는 다른 이와 살갗을 부비며 그댈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이다 2016. 1. 12. 23:49 논리로 설명될 수 .. 2016. 1. 17.
아내의 날개 아내의 날개 일찍 눈 뜨고도 뭉그적거린 토요일 간만에 닭볶음탕 밥상에 올렸다 땀 난다며 웃옷 벗어 던지고 먹는데 날개 하나 건네며 "훨훨 날아다니세요" 말은 귀로 삼키고 날개는 입으로 삼키는데 가슴 언저리 조각난 뼈 한쪽 걸린다 2016. 1. 10. 08:44 아직 끝내지 못한 .. 2016. 1. 17.
정소슬시집  '사타구니가 가렵다'를 읽으며 .... 정소슬시집  '사타구니가 가렵다'를 읽으며 .... 2015년 말 울산 동행 시문학 콘서트에 참여했다가 뒷좌석에서 불쑥 내미는 시집 한 권을 받아들었었다.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작고 부드러워 보이나 당당하고 열정이 느껴지는 시인과 꼭 닮은 시집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해를 넘.. 2016. 1. 17.
합선 합선 오금 저린 전류가 냉정하게 정해진 길로만 흐른다 두꺼운 피복을 씌웠거나 두 선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불꽃이 튀려면 벗어야 하거나 아주 가까이 다가서야 하지 마음의 피복과 불통의 거리를 벗어내고 줄일 수 없다면 그저 맛없는 시간만 타고 흐를 뿐 타오르.. 2016. 1. 17.
귤 귤 한 상자를 들고 구재기 시인 댁을 찾았다 좋은 말씀과 쓴 말씀을 듣고 돌아서는데 귤 상자를 뜯으시더니 검은 봉투에 담으신다 그만하시라는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내 집 안에 들어왔으니 내꺼라 내 맘대로여" 한참을 퍼 담으시고는 묵직하게 건네신다 ".. 2016. 1. 17.
유승도 시인의 '천만년이 내린다' '천만년이 내린다'(푸른사상) 저자가 아닌 지인으로 부터 축하의 자리를 마련했다는 연락을 받고 다녀온지 며칠만에 탁자 위에 놓인 친구의 자식을 만났다 '작은 침묵들을 위하여' 라는 형과 함께 도착해 있다 산에 사니 산이요 유승도 등성이의 털을 곧추세운 산들이 맥을 일으켜.. 2016. 1. 1.
나호열 시인의 '촉도' 어느 유목민의 시계 나호열 하늘이 어둠의 이불을 걷어 내면 아침이고 멍에가 없는 소와 야크가 마른기침을 토해 내면 겨울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 식솔만큼의 밥그릇과 천막 한 채를 거둬들이면 그때가 저녁이다 인생을 모르는 사람들은 유목민이라 부르지만 그들은 멀리 떠나 .. 2016. 1. 1.
겨울 아침 겨울 아침 소나무야 늘 푸르던 네 머리칼도 밤새 무서리에 하얗구나 춥고 어두운 시간 아직 지나지 않았지만 해는 동녘을 밝히고 빛이 산을 넘는데 그다지 오랜 시간을 요하지 않는다 안개가  앞을 가리는 건 대지의 온도가 오르는 증거 깊은 산 속 일수록 기온이 더 곤두박질 .. 2016. 1. 1.
자리 자리 산천에 풀의 자리가 있고 나무의 자리가 있고 돌의 자리가 있고 사람에게 말의 자리가 있고 몸의 자리가 있고 마음의 자리가 있고 2015. 12. 30. 09:14 사인암 공중화장실에 앉아 있다 빛이 그림자를 잘라 먹는다 대지에 뿌리를 둔 것들은 얼었던 가슴을 열어 뿌연 안개를 토해내.. 2016. 1. 1.
봄 한 때 하나였던 것들이 나뉘는 가을이 가고 시린 침묵이 계속 되도록 슬픔을 어루만지는 봄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2015. 12. 28. 09:19 2016. 1. 1.
그리움의 정의 그리움의 정의 오늘의 그리움은 그 때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일 뿐이다 그리움은 후회의 다른 말이다 정이 많아서라고 말하지 마라 생각의 꼬리만 잡고 있다면 주름 가득한 마음 골에 첩첩 후회와 그리움을 채울 뿐이다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면 시간은 더 빠른 .. 2016.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