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824 문철수 시집 바람의 말 상재 결국 누군가의 허기를 채워주다가 내가 배부르고 누군가의 슬픔을 함께하다가 내가 위로받고 누군가의 통증을 다독이다가 내가 치유되고 누군가의 겨울을 준비하다가 내가 따뜻하더라 누군가를 위한다는 건 나를 위한 것이었음을 서천 1호 귀농시인, 문철수 .. 2018. 5. 26. 반복 반복 그늘이 돌아오는 시간 졸고 있는 허기를 깨우려 변두리 마트에서 건져 올려 검은 비닐봉지에 담겨진 사각 어묵 한 장 거칠어진 손으로 꺼내 씹는다 어떤 것도 넘어오지 못하게 책상에 그은 칼금 너머 덴뿌라 볶음을 눈으로 먹으며 아닌 척 외면하던 그 때 목구멍을 치미는 두터운 3.. 2017. 1. 10. 맘살 맘살 통증이 풍화되는 동안 얼마나 더 앓아야 하는지 풍화되지 않은 화석의 잔재는 언제 또 발굴되어 괴롭힐지 바람조차 미동 않는 날이면 악취처럼 증식되는 눌린 시간들 투명하지 않은 후유증 2016. 4. 1. 2017. 1. 10. 오래된 우제통 오래된 우체통 입도 다물지 못하고 매달려 수직으로 너만 기다린다 구겨 넣고 냉정하게 돌아서는 이별의 문자는 애써 외면한다 턱뼈 빠지도록 숨을 멈추고 혹여 소식 놓치지 않으려 녹이 나기도 한다 숙취의 흔적만 풍겨오기도 하는 멈춘 시간을 뜬눈으로 견딘다 정오를 비낀 .. 2016. 9. 10. 사랑론 2 사랑론 2 새로운 노동에 길들려면 써보지 않은 근육을 밤새 만 번이나 뒤척여야 한다 새로운 사랑에 길들려면 깃든 적 없는 낯선 마음을 천만 번이나 흔들어야 한다 네게 그 사랑은 그렇게 찾아온 것이다 2016. 3. 28. 07:45 지금 붉게 피는 것들에게..... 해 본 적 없는 일에 적응하기 위.. 2016. 9. 10. 두번째 시집 '구름의 습관'을 상재하였습니다. 근 7년 만에 두번째 시집 '구름의 습관'을 상재하였습니다. 2016. 7. 8. 김남권 시집 "저 홀로 뜨거워지는 것들에게"를 읽고 김남권 시집 "저 홀로 뜨거워지는 것들에게"를 읽고 - 2015년 밥북 간- 꽃의 순결을 묻지 마라 김남권 이름 모를 들꽃이 되기 위하여 모진 눈보라 속에서 신음 소리 한 번 뱉어낸 적 없다. 햇살이.. 2016. 4. 2. 그물 그물 시린 시간이 끝나 옷 얇아지니 그물코 넓은 투망 어깨에 걸고 먼 바다로 나가 보자 혹여, 비늘 벗겨진 시간이라도 걸려들면 내장 긁어내고 봄볕 봄바람에 널어두자 비릿한 생각들 아지랑이처럼 날고 짠 바다만 화석이 된 살점 찢어 소주와 함께 잘근 씹자 바싹 말랐던 가랑.. 2016. 4. 2. 오석균 시집 '기억하는 손금'을 읽고 오석균 시집 '기억하는 손금'을 읽고 낮달 오석균 어렸을 적 심하게 앓아 말 잃어버린 우리 아버지 살리려고 독한 약 먹였다는데 동네 애들에게 놀림당하는 아버지가 살아 좋은 것은 무엇인지 말 안 통해 화내고 돌아서면 미안한 표정으로 늘 하시는 말 이따가 이.. 2016. 4. 2. 삼각대 삼각대 산골짝, 난파 생가 텅 빈 주차장 차를 돌려나오는데 삼각대 하나 비에 젖은 채 누웠다 신음 한 번 없이 카메라를 보조하고 비탈마다 수평을 맞추기 위해 가랑이는 얼마나 찢어 왔던가 오른쪽으로 돌리면 하나가 되고 왼쪽으로 일곱 번 돌리면 버려지는 살기 위하여 오른쪽.. 2016. 4. 2. 현수막 현수막 어떤 시련에도 풀리지 마라 아직 물오르지 않는 나무를 안는다 시린 체온을 벗지 않은 전봇대를 안는다 햇살 머금은 벽은 행운일 뿐 삼월을 삼키고도 계절풍은 바뀌지 않았다 바람의 말은 시절의 귓등만 스친다 2016. 3. 12. 08:02 꽃샘추위가 뒷걸음치고 있겠지 다니다 보니 .. 2016. 4. 2. 시간 시간 파일도 안 열리고 마음도 안 열리고 문고리 잡은 손 실핏줄만 열려 인력은 있었는지 중력만 남은 무대 2016. 3. 6. 08:17 쬐그만 방 한 칸 급한 용품 몇가지 가져다 놓고 보니 또 사람사는 세상이 된다 텐트 하나 메고 자갈밭도 마다않던 시간 숱하게 보냈어도 매번 낯설었던 것처.. 2016. 4. 2. 구재기 시집 "흔적"을 읽다 구재기 시집 "흔적"을 읽다 보았는가 구재기 떠도는 구름이 몸의 무게를 버려 푸지게 내려주는 빗방울 보았는가 그 빗방울이 마른 땅을 적시고 하늘을 우러르는 푸나무로 바로 서는 걸 보았는가 진정한 사랑은 스스로를 낮추어서 무언가를 바로.. 2016. 4. 2. 소나무 이야기 3 소나무 이야기 3 화목을 정리하다 보니 굵은 소나무 안으로만 나이를 새긴 것이 아니라 껍질에도 부지런히 연륜을 쌓아 두었네 사오십 년은 지나야 갈라지는 껍질은 세상의 유혹쯤이야 이겨낼 수 있다는 증거로 보이더라도 부끄럽지 않겠다 부러진 가지들의 흔적을 옹이로 품으.. 2016. 4. 2. 균열 균열 금강 변 신성리 융성했던 갈대들 거친 기계음에 바짝 엎드린다 벌어져야 하는 것들 있고 벌어져서 멀어지는 것들 있다 생산의 시작은 벙그는 것이었고 소멸의 시작 또한 그러하지만 찢긴 자리가 아무는 생산이거나 봉합되지 못하면 소멸이더라 가능과 불가능의 간격 사이 .. 2016. 4. 2. 양말 양말 오른발에 양말을 신고 보니 엄지발가락 부위 구멍이 났다 오늘은 구두 벗을 일 없어 그 양말 왼발에 신고 길을 나선다 늦은 저녁 구두를 벗어보니 오른발 양말에 다시 구멍이 생겼다 그제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양말이 낡은 것 아니다 깎고 다듬지 않은 발톱 어두운 구두 .. 2016. 4. 2. 그리움 그리움 둑으로 막을 수 있다던가 겨울 끝 언덕 피어오르던 안개 같기도 하다가 아득한 절망이었다가 다시 봄이었다가 새순이었다가 꽃샘추위에 얼어 죽은 꽃봉오리였다가 숨길 수 있다던가 마주하면 흔들리는 동공 마음의 산사태 2016. 2. 19. 15:28 우수에, 우수에 찬 버들강아지들 .. 2016. 4. 2. 경계 경계 어떤 생각은 콕 박혀 자리 잡으려 하고 어떤 사람은 다른 생각마저 염색하려 든다 시간의 감옥과 같은 부류이면서도 아닌듯 생각은 저 가야 할 길을 많이 아파한다 늦은 시각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인 저녁 성급한 봄이 안개를 동무 삼아 언덕을 오른다 멈칫멈칫 브레이크에 .. 2016. 4. 2. 건배 건배 번잡을 털고 유체이탈 된 인사치레들 털고 낮을 털고 마주 앉은 붉은 시간 상기된 영혼들과 건배 빨대를 타고 오르는 젖은 숨 마른 잔을 채우고 가난한 영혼들과 건배 2016. 2. 10. 20:54 하루를 세척하고 보니 남는 건 빈잔 가득 가난한 영혼들 2016. 4. 2. 누가 시인인가 누가 시인인가 공개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5에서 여성 듀오의 노래가 끝나고 심사위원의 혹독한 심사도 끝나고 탈락의 기운이 녹화장을 물들일 즈음 캐스팅을 해야 하는 시간에 한 심사위원이 예산의 18세 소녀에게 하는 말 "영은 양은 자신감이 없어요 자신감을 가지게 해 .. 2016. 4. 2. 이전 1 2 3 4 ··· 42 다음